제253화
체면이 중요했던 설형우는 바로 얼굴이 굳어졌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비아냥대고 있으니 설형우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매니저를 불렀다.
“120억짜리 수표에요. 코인 가져와요.”
매니저의 눈빛이 반짝 빛나더니 얼른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지현우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기초생활 보장금까지 꺼내진 말고요. 돈이 궁하면 나랑 도박하지 마요. 그러다 쫄딱 망하는 수가 있어요.”
지현우가 의자에 앉아 손가락을 튕기자 뒤에서 한 미녀가 걸어 나와 지현우의 어깨를 주물렀다. 화가 치밀어올라 핏줄이 튀어 오른 설형우는 매서운 눈빛으로 지현우를 노려보며 경고했다.
“젊은이, 너무 설치지 마. 그러다 울어.”
도박장을 드나든 세월이 몇 년인데 이렇게 도발을 당한 건 처음이었다. 한마디로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는 의미였다.
지현우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유, 무서워라.”
이는 설형우의 참을성을 시험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설형우는 당장이라도 지현우에게 이 사회가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고 싶어 큰 소리로 외쳤다.
“시작하지.”
조진아가 자기도 모르게 매니저를 바라보자 매니저가 티 나지 않게 눈짓했다. 그렇게 조진아는 다시 활짝 웃으며 패를 나눠줬다. 손이 어찌나 빠른지 눈앞이 다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지현우가 설형우를 도발하듯 바라보자 설형우도 그런 지현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데 그사이에 패가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였다.
설형우는 도박장을 전전한 지 몇 년이 되었지만 판돈을 이렇게 크게 불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지 모르지만 패를 든 자기도 모르게 손이 파르르 떨리자 매니저마저 설형우가 긴장했음을 눈치챘다. 첫 번째 패를 슬며시 살피는데 스페이드가 나오자 조여오던 마음이 살짝 풀렸다. 곧이어 두 번째, 세 번째 패도 다 스페이드가 나오자 자신감이 선 설형우는 허리에 힘이 들어갔고 매니저가 가져온 코인을 전부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오만한 표정으로 지현우에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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