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설인아가 찻잔을 들고 천천히 말했다.
“차가 다 우려졌습니다...”
이 말과 함께 찻잔을 들어 고정윤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아주머니, 차 드세요.”
마지막 단계를 마친 그녀는 연분홍빛 입술을 벌리며 천천히 말했다.
“이제 다 됐어요...”
찻잔을 테이블에 놓는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고개를 든 설인아는 하수연이 싸늘한 얼굴로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깔끔한 정장에 긴 머리를 뒤로 묶어 올린 하수연은 회사에서 막 돌아온 것 같았다.
화려한 화장, 값비싼 장신구, 그리고 고정윤과 닮은 외모...
하수연을 본 고정윤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수연아, 이게 무슨 짓이야!”
하수연이 걸어 들어와 설인아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시훈이가 여자친구를 데려왔다고 그래서요. 엄마,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고정윤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이 망할 년이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건가?! 남편과 딸은 진씨 가문의 딸을 마음에 들어 인아가 들어오는 것이 내키지 않아 했는데 그런 두 사람에게 왜 말했겠는가?!
하지만 두 사람은 어디서 들었는지 결국 알고 말았다.
설인아는 마치 조금 전 밖에서 벌어진 말다툼을 듣지 못한 듯 일어나 하수연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하수연 씨, 안녕하세요.”
설인아를 흘끗 본 하수연은 천천히 테이블 앞으로 걸어가 고정윤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의 찻잔을 들더니 손가락으로 찻잔 뚜껑을 돌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 신분으로 하씨 가문에 들어오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고정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 망할 년!’
고정윤이 하수연을 노려보며 경고했다.
“수연아!”
무의식적으로 설인아를 바라본 고정윤은 그녀가 전혀 화를 내지 않은 채 여전히 차분한 표정으로 있는 모습에 약간 놀랐다.
‘인아의 성품이 정말 훌륭하구나!’
반면 얼굴이 점점 더 안 좋아진 하수연은 입을 벌렸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
방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딱딱해졌다.
이때 하시훈이 밖에서 걸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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