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장 공로를 가로채려 하다

유지호는 핸들을 돌리며 이서아를 한 번 쳐다본 후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그냥 서아 씨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그랬어요. 내가 손님을 초대해 놓고 제대로 대접을 못한 것 같아 웃겨 주려고 했어요.” 이서아는 그런 부가 서비스를 원하지 않았다. 그냥 유지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만 생각되었다. 하지만 유지호 같은 사람을 건드려서도 안 되기 때문에 메디컬 센터에 도착했을 때 이서아는 억지로 공손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 유지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천만에요. 하지만 내가 이서아를 쫓아다니겠다고 한 건 농담이 아니에요. 앞으로도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해해 줘요.” 이서아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그와 말싸움하는 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곧바로 돌아서서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유지호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습관적으로 담배를 꺼내려 했지만 며칠 전 중식 레스토랑에서의 일을 떠올리고는 그만두었다. 차가 쓰레기통 옆을 지날 때 유지호는 창문을 내리고 두 가지 물건을 버렸다. 바로 담배와 라이터였다. 그는 말했던 대로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 이서아는 유지호의 차가 떠난 후 병원에서 다시 나왔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3시 반이었다. 티타임 시간이라 이서아는 다시 택시를 불러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종업원이 다가와 물었다. “손님, 예약하셨나요?” 이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김은실 님으로 예약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자 종업원은 그녀를 바로 독실로 안내했다. 초록색 벨벳 원피스를 입은 김은실은 이미 테이블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서아는 지난 금요일에 김은실과 약속을 잡았고 어젯밤에야 김은실에게 오늘 오후에 시간이 있어 잠깐 차를 마실 수 있다고 알렸다. “어머님, 죄송해요. 제가 많이 늦었죠.” 이서아가 사과하자 김은실은 당연히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 “괜찮아. 먼저 뭐 마실지 골라 봐.” 이서아는 홍차를 주문한 후 말했다. “어머님의 낯빛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