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장 다시 한번 봐주다

한수호의 손바닥은 매우 따뜻해서 이서아는 그 감촉을 무시할 수 없었다. 몸이 긴장되어 있었고 무언가를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한수호는 이서아를 놓아주고 심지어 예의 바르게 한 발 물러섰다. 마치 그가 정말로 단순히 신사적으로 부축해 준 것처럼 보였다. 이서아는 급히 드레스를 정리한 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한수호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옷 돌려주세요.” 한수호는 자신의 팔에 걸쳐 있던 외투를 건넸다. 이서아는 손을 다시 빼며 말했다. “신 교수님의 외투를 주시라고요.” 한수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서아를 바라보았고 이서아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 “그건 신 교수님의 외투라서 돌려줘야 해요.” 한수호의 표정은 외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어 보였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몇 초 후 한수호는 결국 외투를 이서아에게 돌려주었다. 이서아는 그것을 재빨리 받아들었다. 한수호가 이렇게 순순히 내놓는 모습에 놀랐다. “남자가 향수를 뿌리다니, 너무 여성스럽지 않아?” 신강인의 외투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는데 따뜻하고 감미로워서 신강인에게 잘 어울리는 듯했다. 한수호가 말한 것처럼 부정적인 느낌도 없었다. 이서아는 낮은 목소리로 반박했다. “이건 한 가지 매너예요.” 한수호가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고 해서 신강인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꽤나 할 짓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한수호가 오늘 밤 자신을 세 번이나 ‘양보’한 것에 대해 이서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서아는 외투를 다시 걸치지 않고 그저 팔에 걸쳐 놓았다. 이에 한수호의 표정이 조금 나아졌다. “지난번에 네가 윤정이한테 빌려준 외투는 윤정이가 나한테 대신 돌려주라고 부탁했어.” 이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이 퀵 서비스를 불러 보내 주시면 돼요.” “알겠어. 그럼 지금 주소를 알려줘.” 한수호가 말했다. 이서아는 잠시 망설였다. 서종시에서 머물고 있는 곳의 주소를 알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완곡하게 거절했다.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