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6장 내가 원해서 그랬어

이서아는 미간을 찡그리며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내가 빚을 졌다고? 무슨 소리지?’ 그들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이서아는 고등학교 시절 단지 한수호의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그런데 도대체 그에게 무엇을 빚졌다는 것인가? ‘또야? 전에도 매번 내가 빚졌다고 하더니, 도대체 뭘 말하는 거야?’ 이서아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한수호에게 물었다. “한 대표님, 제가 어떤 빚을 졌다는 건가요?” 이서아는 생각한 대로 물어보고 한수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한수호의 얇은 입술은 날카롭고 예리해 보였지만 곧 그는 이서아의 손을 놓고 냉정한 표정으로 안전벨트를 풀고는 차문을 열어 내렸다. 그리고 그녀를 무시한 채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 ‘이상하네.’ 이서아는 한숨을 한 번 쉬고 그를 따라갔다. 이미 10시가 넘었고 저녁 시간이 지나서 식당 안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한수호는 곧장 구석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고 웨이터는 메뉴판을 가져왔다. 한수호는 메뉴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전부 다 주문할게요.” 이서아는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한 대표님, 이런 식으로 저에게 복수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내 돈을 낭비하려고 작정했나?’ 한수호는 고개를 들고 이서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돈 아까워?” “너무 낭비하는 거 같아서요.” 너무 많은 음식을 시키면 셋이서 다 먹을 수 없었다. 한수호는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웨이터를 바라봤다. “몇 가지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포장해서 환경미화원에게 주세요.” 이서아는 한수호가 이렇게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수호는 그저 그녀에게 돈을 쓰게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정말... 이서아는 한수호와 논쟁할 마음이 없었다. 그가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었다. 한수호는 둘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서아는 이 식사로 그와의 채무를 청산했다고 생각해서 아무런 죄책감이 없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