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1장 볼 뽀뽀

신강우는 두 손을 교차하여 탁자 위에 올려놓고 모니터를 깊이 응시하며 말했다. [이 장부는 진영자 씨의 손에서 나온 것이어야 할 거예요. 또한 이 비서는 이 장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해야 해요.] 한수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저 말은...’ [이 비서는 장부를 본 적이 없지만 이제 자신이 고준석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는 사람들이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이에요. 하지만 이서아 씨가 고준석의 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영원히 한수호 씨의 아내로 남아 둘이 이익 공동체를 형성한다면 또 모를 일이죠.] 한수호는 의자에 기대앉았다. 신강우는 이서아를 지키기 위해 한수호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장부의 책임은 전부 진영자에게 돌린다. 두 번째는 절대로 이서아를 한수호로부터 떠나지 않게 한다. 한수호가 냉정하게 말했다. [듣기로는 연말에 신 대표님께서 경북에 출장을 갔을 때 윤정이와 만났다고 하더군요. 이서아를 도운 건 신강인 씨 때문입니까, 아니면 이서아가 한때 대표님의 직원이었기 때문입니까? 또 아니면 윤정이가 제 사촌 여동생이기 때문입니까?] 신강인은 대답을 회피하며 말했다. [듣자하니 오지성 씨가 한수호 씨의 친구 여진수 씨와 여자를 두고 싸우고 있다면서요. 오지성 씨는 위험한 사람이에요. 오늘 살인을 언급한 걸로 보아 앞으로 조심해야 할 거예요.] 말을 마친 신강인은 오프라인 상태가 되었다. 한수호는 이내 어두워진 얼굴로 결혼반지를 습관적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때 유리 커튼 너머로 번개가 다시 구름을 찢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한수호는 무심하게 말했다. “들어와.” 하은영이 문을 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안 대표님께서 방금 오셨는데 대표님께서 회의 중이셔서 작은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금 모셔올까요?” 한수호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사무실을 나갔다. 그는 숨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 ... 안승원은 작은 회의실에서 카드로 탑을 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