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장 서로 반쯤은 죽다시피 하는 결말

“갑자기 네가 보고 싶어서.” 이 한마디는 이후 이서아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떠올리게 될 말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심장이 마치 칼에 의해 조금씩 도려내 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 고통은 그녀를 떨리게 하고 경련을 일으키게 할 만큼 컸다. 그녀는 도저히 분간할 수 없었다. 한수호에 대한 미움이 더 큰지 아니면 사랑에 대한 증오가 더 큰지.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만약 이서아가 사직서를 제출한 그 날 끝을 맺었더라면, SY 그룹에 입사한 날 그들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었다면, 한수호가 백인하를 보호하고 이서아 용산에서 보내주었을 때 그들이 헤어졌다면... 아니, 이진태가 자살했을 때 그들이 작별을 고했다면 지금과 같은 피로 얼룩진 결말은 맞지 않았을 거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여러 번 적절한 시기에 멈출 기회가 있었지만 끝내 서로 반쯤은 죽다시피 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 이서아가 잠들었을 때, 한수호는 여전히 방을 떠나지 않고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밤바람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목이 간질간질해지자 그는 참고 참다가 조용히 기침을 했고 서둘러 일어나 창문을 닫고 방을 나섰다. 하은영이 그의 기침 소리를 듣고 서둘러 물 한 잔을 건넸다. 그녀는 한수호와 가까이 있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대표님, 크리턴에서 돌아온 이후로 계속 기침을 하시는데 진료 예약을 잡을까요?” 하지만 기침을 자주 하지도 않고 특별히 다른 불편한 증상도 없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 한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말이다. 그는 물잔을 들고 있다가 문득 물었다. “서아, 그동안 이상한 점은 없었어?” 하은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없었습니다.” 그녀가 이미 이서아의 상황을 사소한 것까지 보고했는데도 한수호는 여전히 의심스러워 보였다. 이서아가 결혼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 어쩐지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은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크리턴에서 사모님이 용산으로 돌아오신 것도 모두 진영자 씨의 안전을 위해서였습니다.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