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2장 세 마리 토끼

“여기서 오지성 씨가 왜 나와?” 권소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서아와 한수호 사이에 왜 오지성이 끼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여진수는 권소혜가 오지성 편을 든다고 생각했고 혹시나 그가 오지성을 귀찮게 할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여진수가 팔에 힘을 주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나오긴? 로펌 앞에서 오지성과는 막 안고 스킨십하면서 나는 로펌에 찾아가지도 못하게 하고 나를 막겠다고 보디가드까지 썼잖아. 그러더니 오지성과는 로펌 앞에서 꽁냥대고.” 권소혜는 여진수의 힘이 너무 세서 아이에게 영향 줄까 봐 그를 밀어냈다. “무슨 헛소리야?” 여진수가 다가오자 권소혜는 뒷걸음질 치다가 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여진수는 핸드폰을 꺼내 이리저리 터치하더니 그날 다른 사람이 보내준 사진을 꺼내 들었다. “작은 고모가 변호사다 보니까 증거가 없이는 안 믿을 것 같아서 증거 남겨두고 있었어. 이거 봐.” 권소혜는 차가운 눈빛으로 핸드폰 화면을 힐끔 쳐다보더니 어느 날인지 알아채고는 그저 우습다고 생각했다. “아, 그날이구나.” “기억났어?” 권소혜는 이미 벽에 붙어 섰지만 여진수가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오자 두 사람은 몸이 빈틈없이 바짝 붙은 상태였다. “그날 그 자식도 너랑 이렇게 바짝 붙어 있었어.” 권소혜가 여진수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그날 오지성 씨가 왜 찾아왔는지 알아?” 여진수가 느긋하게 비아냥댔다. “작은 고모가 7년이나 사귄 전 남자 친구랑 꽁냥대면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오지성 씨가 그러던데? 네가 내 피임약을 바꿔치기했다고.” 권소혜가 여진수의 말을 차갑게 잘랐다. 이에 여진수의 얼굴이 어두워져 갔다. 권소혜는 머리를 벽에 바짝 붙인 채 야성적이면서도 잘생긴 여진수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나는 변호사라 증거만 믿지. 피임약 감정 결과야. 이제 발뺌은 못 하겠지?” “...” 여진수는 혀로 볼 안쪽을 쓸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발뺌은 나도 싫어. 약 바꾼 거 맞아. 나는 아이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