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9장 귀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김지영이었다.
‘저 여자가 왜 여기 있지?’
추측이 점점 더 현실로 변해가자 하이칼라 스웨터 뒤에 숨겨진 한수호의 목젖이 아래위로 움직였다. 한수호가 어두워진 눈빛으로 성큼 앞으로 다가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으려 했지만 복도로 나가자마자 누군가 앞을 막아섰다.
도우미가 렉스틴어로 사과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여긴 아가씨의 드레스룸이라 대외로 개방하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수호는 김지영의 모습이 코너로 사라지는 걸 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 그 여자는 어떻게 들어간 거죠?”
도우미가 김지영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김지영 비서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가씨 비서니 당연히 드나들 수 있습니다.”
아가씨의 비서라는 말에 한수호의 안색이 굳어졌다.
“아가씨가 왜 대한 제국 사람을 비서로 둔 거죠? 대한어를 알아듣는 건가요?”
도우미가 웃으며 말했다.
“모르시나 본데 아가씨는 대한 제국 사람입니다.”
비슷한 특징이 나올 때마다 한수호의 눈동자가 한층 어두워졌다.
“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죠?”
“초대장 못 받으셨나요? 초대장에 쓴 그대로 성함은 테미스입니다.”
“대한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요?”
한수호가 낮은 소리로 호통치자 도우미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아가씨는...”
“한 대표님도 저희와 같은 생각인가 보네요.”
유지호가 어느새 한수호 뒤로 다가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한수호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제 생각이 뭔데요?”
유지호는 렉스틴에 발을 들이고부터 2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을 하나씩 되짚었다.
“외부인이라면 모를 우리의 습관과 취향을 알고 있고 같은 종류의 수국을 좋아하는 것도 모자라 결혼식장도 꽤 닮아있죠. 게다가 라엘 그룹의 친조카도 아닌 수양딸인데 대한 제국 사람이네요? 공통점이 이렇게나 많은데 전혀 의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죠.”
한수호가 몸을 돌려 유지호를 똑바로 쳐다봤다.
“유 대표님은 테미스가 이서아라는 건가요?”
이 이름이 나오자 마치 빛을 보면 안 되는 금기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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