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돈을 학교에 돌려주려고 하자 학교 측에서 다시 통보가 왔다. 반드시 현금으로 바꿔 직접 들고 오라는 것이었다.
홍서윤은 은행에 가서 현금을 찾아 학과 사무실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비가 내렸고 우산도 없어 긴 치마가 금세 젖어버렸다.
그런데도 홍서윤은 돈이 든 가방을 꼭 껴안고 사무실까지 갔다.
그녀는 아주 무표정하게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돈은 돌려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부정행위로 신고한 건 선생님들께서 꼭 진실을 밝혀주셔야 합니다.”
사무실 직원은 가방을 받아 돈을 꺼낸 뒤 위조지폐 감별기에 돌려 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학교 규칙대로 처리할 겁니다.”
홍서윤은 눈앞의 지폐 감별기를 보며 깊은 모멸감을 느꼈다.
한참 후 사무실 직원은 미간을 구기며 아주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금액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규정 위반으로 벌금 천 달러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장학금 규정을 보여드리죠.”
홍서윤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고 긴 속눈썹도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제 부정행위가 사실로 입증되었나요? 입증된 거라면 그때 벌금을 내겠습니다. 하지만 아니라면 먼저 진실을 밝혀주신 뒤에 벌금 얘기를 꺼내시죠!”
직원은 바로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댔다.
“솔직히 말해드리죠. 누군가 홍서윤 학생을 일부러 난처하게 만들려고 해요. 근데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순진하게 굴지 말고 얌전히 돈 내고 가세요. 내 아까운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하, 진짜. 뭐 이런 학생이 다 있어.”
차가운 한기가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뼛속까지 파고들자 홍서윤은 몸을 살짝 떨다가 허탈하게 사무실을 나왔다.
비는 점점 세차게 내렸지만 홍서윤은 마치 느끼지 못한 듯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빗물이 온몸을 적셔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 밀쳐 바닥에 거칠게 넘어지고 말았고 손바닥이 까져 아릿한 통증이 몰려왔다.
홍서윤은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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