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걸 본 홍서윤은 얼른 자리를 피하려 했는데 임예진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해요. 굳이 지금 안 가도 되잖아요.”
그 말과 함께 임예진은 그녀를 사람들 쪽으로 끌고 갔고 홍서윤은 할 수 없이 입술을 깨물며 따라갔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센터의 임예진입니다.”
성주원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네, 반갑습니다.”
임예진은 눈치를 주듯 팔꿈치로 홍서윤을 쿡 찔렀다. 그러자 홍서윤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성 대표님, 안녕하세요.”
성주원은 손을 들어 먼저 그녀의 손등을 스치더니 곧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면서 악수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홍서윤의 가슴속에 묘한 감정이 스쳐갔다.
성주원이 자신과 처음 만나는 게 아니라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식으로 말하니 이제는 눈앞의 이 남자가 예전에 자신이 알던 바로 그 성주원이라는 것을 그녀는 부정할 수 없었다.
성주원은 시선을 살짝 떨구더니 홍서윤의 가슴팍에 달린 사원증을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홍서윤 씨.”
그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해 마치 확인하는 것 같기도 하고 되새기는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 성주원은 오래 머무르지 않았고 곧 큰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홍서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시에 그가 이제 자신의 직속 상사라는 사실에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정신이 반쯤 나간 채 포럼장을 빠져나온 후 임예진이 식사를 제안했다. 홍서윤은 당연히 고급 레스토랑일 줄 알았는데 도착해 보니 의외로 바였다. 그러나 오히려 그게 더 마음이 놓였다. 격식 차리는 자리는 불편하니까.
임예진은 홍서윤의 술 취향을 물어본 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주문해 주었다.
“편하게 있어요. 평소처럼.”
홍서윤은 미소로 답했다.
“이력서를 보니까 미혼이던데, 서윤 씨 정도면 남자 친구는 있겠죠?”
직장생활 2년 차인 홍서윤은 이제 이런 떠보는 뉘앙스를 잘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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