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지난번 일 이후로, 최태준은 눈에 띄게 유아람에게 차가워졌다. 아이 얘기를 꺼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유아람은 그저 3년이 빨리 지나 아이만 생기길 바랄 뿐이었다. 그러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더라도 그가 아이를 봐서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얼마 후, 유아람은 차은주의 일정을 미리 알아냈다. 오늘 오후에 개인 찻집에서 티타임을 가진다는 걸 알고 서둘러 갔다.
차은주가 오기 전, 유아람은 미리 직원을 매수했다.
그렇게 차은주가 들어섰을 때, 직원은 실수인 척 뜨거운 차를 유아람 쪽으로 쏟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차가 팔 위에 그대로 쏟아져 연약한 피부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유아람은 이를 악물고 직원이 건넨 휴지를 받아 몇 번 닦아내며 화도 내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위로했다.
“괜찮아요, 제 부주의였어요. 얼른 가서 일 보세요.”
이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었지만 차은주는 크게 개의치 않고 직원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사라지자 유아람은 바로 표정을 바꾸며 휴지를 직원의 얼굴에 던졌다.
“약 가져와요.”
그 뜨거운 물은 진짜로 끓는 물이었다. 살을 에는 고통에 혹시라도 흉터가 남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급히 상처를 처리한 뒤, 유아람은 차은주의 룸 쪽으로 향했다.
2층 복도에서는 아까 매수한 직원이 다시 차를 들고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유아람은 아까 뜨겁게 덴 고통이 떠올라 일부러 그녀 쪽으로 어깨를 세게 부딪쳤다.
예상치 못한 직원의 손이 흔들리며 찻잔이 와르르 쏟아져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났다.
직원의 얼굴은 금세 새하얘졌다.
찻잔 하나하나가 전부 수백만 원짜리인데 한 번에 네댓 개가 박살 난 것이다.
아픈 동생의 치료비를 모으고 있는 중이었는데 반년치 월급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매니저는 화가 치밀어도 유아람에게는 차마 뭐라 하지 못하고 결국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유아람은 비웃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런 인생을 타고난 거지. 찻잔 몇 개도 못 드면서 뭔 큰일을 하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