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09화

고성은은 몸을 부르르 떨며 온기를 찾아 헤매는 고양이마냥 박재현의 가슴팍에 머리를 비볐다. 안 그래도 속으로 참은 인을 새기며 드넓은 정원을 지나 저택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품에 안긴 고성은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까지 하니 박재현은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어버렸다. “오빠...” 박재현이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고성은이 눈을 꼭 감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이미 늦었어.”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2년이나...” 마치 사라진 기억 조각을 더듬거리듯 잘 이어지지 않는 문장이었다. “오빠는 나 다 잊었지? 은아도 잊을 줄은 몰랐어...” “어떻게... 나를 잊을 수가 있어?” 말을 하던 고성은은 울먹거리더니 급기야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박재현의 셔츠 한쪽을 다 적신 그녀는 물기 젖은 목소리로 원망하듯 말했다. “나랑 한 약속도 다 잊었지...” 그녀의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던 박재현은 자기도 모르게 팔에 힘을 주었다. ‘은아는 누구지? 예전에 쓰던 이름인가? 레스토랑 이름이랑 비슷한데... 그 약속이라는 건 또 뭐야.’ 박재현이 무언가를 기억해내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고성은이 또 품 안에서 꼼지락거렸다. “박재현...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무슨 비밀?” 그녀에게서 답을 들을 기회라 생각한 박재현이 눈을 반짝이며 되묻자 고성은이 박재현의 턱을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촉촉한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지자 박재현은 온몸이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킨 박재현은 고성은이 이미 취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제정신이었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를 안방 침대에 눕히고 나니 조금은 얌전해졌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대체 무슨 꿈을 꼬고 있는 건지 고성은은 자꾸만 덮고 있던 이불을 발로 차버리며 손을 꼼지락댔다. 고성은이 자신의 셔츠 자락까지 잡아당기자 박재현은 결국 그녀의 손을 잡아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팔에 감겨있는 붕대를 본 박재현은 혹시라도 그녀가 아파할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