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박재현은 여전히 서늘한 표정을 한 채 차에서 내렸다.
10분 전, 임준기에게서 육정호가 고성은을 이곳에 데려다줬다는 말을 전해 들은 박재현은 고민도 없이 곧바로 정씨 집안 저택으로 달려왔다.
그리 크지 않은 저택이라 고개를 들어보면 2층이 훤히 보였다.
대부분 방은 불이 꺼져있었는데 유독 하나만 환해서 박재현은 거기가 고성은의 방일 거라 확신한 채 냅다 소리를 질렀다.
“고성은!”
“나와봐! 할 말 있어!”
조용한 저택에 그의 목소리가 크게도 울려 퍼졌다.
“얼굴 보고 얘기해. 나 그만 피하란 말이야!”
박재현이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자 2층 안방에 있던 차은숙과 정인철이 커튼을 살짝 거둔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올 거라고 했지?”
박재현이 오나 안 오나로 정인철과 내기를 했던 차은숙은 득의양양해 하며 말했다.
“당신이 졌으니까 이번 달엔 내가 위야. 약속 지켜!”
내기에 도대체 뭘 건 건지 정인철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박재현을 내려다보았다.
“담 높게 잘 쌓은 거 맞지? 설마 넘어오진 않겠지?”
아니나 다를까, 정인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박재현이 담을 넘어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
군더더기 없는 그 동작에 차은숙은 놀라서 숨을 들이마셨다.
“운동 좀 했나 봐. 힘도 안 들이고 넘어버리는데?”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자 정인철은 표정을 굳힌 채 멀뚱히 서 있었는데 박재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불이 켜져 있는 방 쪽으로 다가가 계속 소리쳤다.
“고성은! 너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한 번만 나와줘.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아까보다 더 소리높여 부르니 누가 나오긴 나왔는데 그게 고성은은 아니었다.
손은서와 함께 베란다로 나온 정수희는 팔짱을 낀 채 목이 터져라 소리치는 박재현을 비웃었다.
“박재현 당신은 참 염치도 없어.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강세린한테 청혼하자마자 또 우리 성은이를 찾아온 거야?”
“하는 짓이 너무 당당해서 역겨울 정도야.”
정수희가 박재현을 아래 우로 훑어보며 막말을 해대자 옆에 있던 손은서가 잔뜩 움츠러들며 정수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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