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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심민주는 온몸의 통증을 참고 일어서며 눈물을 닦아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눈빛에는 오직 원망과 경멸만 남아 있었다. “유선우, 네가 말했지? 내 마음이 비뚤어졌다고. 그런데 너는? 너는 네가 얼마나 깨끗하다고 생각해?”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5년 전에 내가 떠났을 때 너는 심지유랑 만났잖아. 솔직히 말해봐. 심지유가 나랑 똑같이 생겨서 만난 거 아니야? 너 정말 심지유를 사랑했어? 아니면 그냥 나의 대체품으로 생각했던 거야?” “무려 5년 동안 넌 심지유랑 혼인신고조차 안 했잖아. 그런데 넌 내 거짓말에 속아 기꺼이 나랑 구청에 갔어. 그게 네가 말한 진심이야?” “지금 네가 분노하는 이유는 심지유를 사랑해서가 아니야. 나 같은 인간한테 속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야. 네가 하는 모든 건 심지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합리화야.” “너야말로 위선자고 자기밖에 몰라. 그리고 정말 역겨운 사람도 너야.” 심민주는 시선을 옮겨 옆에 서 있는 세 오빠들을 바라봤다. “오빠들도 다 똑같아요. 이기적이고, 위선적이고, 어리석기 짝이 없죠. 우린 20년 넘게 한집에 살았어요. 그런데 내가 심지유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정말 몰랐다고요? 몰랐던 게 아니라 모른 척한 거겠죠.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면서.” “내 수법이 그렇게 대단했나요? 허술하고 서툴렀는데도 오빠들은 수십 년 동안 속아왔잖아요. 똑같이 부모님의 딸이고 똑같이 오빠들의 동생이었는데, 오빠들이 심지유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내가 그렇게 대놓고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었겠어요?” 그녀는 웃음이 터졌지만 그 웃음은 광기에 가까웠고 듣는 사람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큰오빠, 그렇게 대단한 심씨 가문을 쥐고 흔들면서 진실 하나 못 밝혀냈다고요? 내가 심지유를 해쳤다고요? 하, 그럼 물을게요. 내가 채찍을 휘둘렀나요? 심지유를 절벽 끝에 매달아 떨어뜨린 것도 나였나요?” “그래요, 난 마음이 썩었고 살인자예요. 하지만 오빠들도 결백하지 않아요. 심지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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