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오늘은 도경 오빠 생일이에요. 하예원 씨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제 당신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경 오빠의 체면이기도 해요. 이렇게 굴면, 도경 오빠 얼굴에 먹칠하는 거라고요.”
전한별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지만, 그 가식적인 음색은 오히려 더 멀리 퍼졌다.
“이렇게 하죠. 민지영 씨한테 사과하세요. 그럼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 괜찮죠?”
민지영과 전한별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말을 이어갔다. 둘의 말에는 얕은 미소 뒤에 감춰진 계산이 있었다.
홀 안에는 세원시의 유력 인사들과 외국의 재계 인물, 권력층까지 모여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하예원의 과거를 몰랐고, 그저 ‘최도경의 아내’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지금, 그 과거를 아무렇지 않게 찢어내듯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서서히 달라지는 것을 보고 전한별의 입가에 미세한 웃음이 걸렸다.
‘그래 봐야 뭐해. 오늘 네가 무너지는 걸 모두가 보게 될 거야. 도경 오빠의 인정을 받았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그녀는 오늘, 하예원을 완전히 부숴놓을 생각이었다. 단 한 번의 굴욕으로,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하예원은 침착했다. 그들의 말을 모두 듣고 나서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두 분 말씀대로라면, 민지영 씨와 최도경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왜 질투를 해야 하죠? 그건 좀 앞뒤가 안 맞는 말 아닌가요?”
민지영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건... 그래도 하예원 씨는 제 말을 한 번도 믿지 않았잖아요.”
하예원이 미소를 지었다.
“제가 왜 당신 말을 믿지 않았다고 생각하죠?”
민지영은 말문이 막혀 고개를 떨궜다.
“저... 저도 그게...”
하예원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과 눈빛에 머물렀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단했지만 조용했고, 억울함도 흔들림도 없었다.
“요즘 제 이름을 둘러싼 소문이 많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똑똑한 사람이라면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겠죠. 문제는, 거짓은 너무 쉽게 퍼지고, 너무 싸게 소비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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