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유시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몸조리 잘하고 먼저 가볼게.”
막 문을 나서려던 유시준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혹시 내 전화번호 아직 가지고 있어?”
하예원은 텅 빈 자신의 연락처 목록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없는 것 같은데.”
그녀의 휴대폰 연락처에는 유시준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연락처를 다시 주고받은 뒤, 유시준은 병실을 나섰다.
유시준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예원의 휴대폰에 읽지 않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예원이 메시지를 열어보니 유시준에게서 온 사진이었다.
사진은 병실 문 앞에서 촬영한 듯 두 사람의 뒷모습만 희미하게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예원은 사진 속의 두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최도경과 윤희설이었다.
사진 아래에는 유시준이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예원아, 최도경이 윤희설 병실에 있더라.]
하예원은 대수롭지 않게 힐끗 쳐다보고는 별다른 감흥 없이 시선을 돌려버렸다.
...
다음 날 아침, 하예원이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병실 문이 조심스럽게 두드려졌다.
곧 윤희설이 휠체어를 탄 채 병실로 들어왔다.
“하예원 씨, 몸은 좀 나아지셨나요?”
하예원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윤희설은 뒤에 서 있는 매니저에게 말했다.
“나영 언니, 나 좀 일으켜 줘.”
구나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다리가...”
윤희설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언니가 일으켜 세워주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일어설 거야.”
구나영은 어쩔 수 없이 윤희설을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구나영의 도움을 받아 윤희설은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하예원 씨, 수아 일은 정말 죄송하게 됐어요. 예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수아가 하예원 씨에게 원한이 깊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 거겠죠.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윤희설은 하예원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정중하게 사과했다.
사실 이 일은 윤희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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