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너... 너 본래 나랑 이혼하고 윤희설이랑 결혼하려고 했잖아.”
최도경은 담담한 말투로 되물었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하예원는 곰곰이 기억을 더듬었다.
최도경이 이혼을 언급한 적은 분명 있었다.
하예원의 핸드폰에는 교통사고 당일 최도경이 보낸 이혼 문자도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최도경이 윤희설과 결혼하겠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었다.
최소한 하예원이 기억하는 범위 안에선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예원의 눈가에 은근한 의문이 맴돌았다.
“그럼 윤희설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거야?”
최도경의 목소리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윤희설이랑 결혼할 거였으면 애초에 너랑 결혼하지 않았어.”
“하지만 애당초 내가 너희 사이를 망쳐놨잖아. 내가 강제로 널 붙잡아서 윤희설이랑 갈라놓은 거 아니었어?”
“맞아.”
“그럼 그때... 네가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은 윤희설이었던 거고?”
“그래.”
“그럼 지금은...”
최도경이 무심하게 하예원의 말을 끊었다.
“당시에 네가 없었으면 윤희설이랑 결혼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벌써 3년이나 지났고 더 이상 윤희설이랑 꼭 결혼해야 할 이유는 없어.”
하예원은 뭔가를 예민하게 포착했다.
“그럼 그땐 꼭 결혼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단 거네?”
“있었지. 하지만 네가 그걸 깨버렸어.”
하예원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설마 집안끼리의 전략적 결혼 같은 건 아니겠지?”
최도경은 하예원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윤희설은 평범한 집안 출신이야. 네 집안 배경과는 못 미쳐.”
“그럼 대체 왜 그렇게 윤희설과 결혼하고 싶었던 거야?”
최도경의 눈동자에 잠깐 회상의 빛이 스쳤다.
“피아노를 정말 잘 쳤거든.”
순간, 하예원은 몸을 움찔했고 얼마 전 병실 밖에서 들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하예원은 다시 조용히 물었다.
“윤희설이 손을 다쳐서 피아노를 못 치게 돼 결혼 생각도 바뀐 거야?”
최도경은 차갑게 대답했다.
“네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우리가 결혼한 후로 난 윤희설이랑 연락도 안 했어.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아무리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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