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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하예원의 표정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전한별 씨, 그렇게 하세요.” 매니저는 눈치 빠른 사람인지라 순식간에 두 사람 사이의 긴장한 분위기를 알아채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하예원 씨, 방으로 안내해 드릴까요, 아니면 전망 좋은 창가 자리를 원하시나요?” “창가로 해주세요.” 매니저는 두 사람을 향해 안내 손짓을 하며 말했다. “두 분, 이쪽으로 오시죠.” 처음부터 끝까지 하예원과 최도경은 단 한 마디도 교환하지 않았고 서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매니저는 하예원를 창가 자리에 안내하며 연신 사과했다. “하예원 씨, 정말 죄송합니다. 이 직원이 아직 일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만 큰 실수를 했네요...”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하예원 씨 얼굴도 못 알아봐? 지금 당장 제대로 사과드려.” 그 젊은 직원은 매니저의 말대로 진짜 갓 입사한 듯 보였다. 하예원의 정체를 알고 나자 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직원은 매니저의 호통에 감히 항변도 못 하고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하예원 씨,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어서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고객을 무시하던 직원이 상대가 누군지 알고 기겁하는 이 장면은 통쾌하고 속이 시원해야 할 텐데 하예원은 조금도 으쓱하거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당신도 정해진 규정대로 한 것뿐이잖아요.” 말을 마친 하예원은 메뉴판을 집어 평소 즐겨 먹던 요리들을 차분히 골랐다. 하예원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자 매니저와 직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조용히 물러났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노서연이 하예원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예원 언니, 오해하지 마요. 최도경 씨가 진짜 그 여자랑 무슨 얘기할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하예원은 노서연을 보며 살짝 웃었다. “응, 오해하지 않아. 그냥 문득 최도경이 했던 말들이 참으로 솔직하고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래.” 노서연은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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