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승아야!”
강승아의 옆에 있던 구도영이 재빨리 그녀를 받아 안았다.
“형, 승아가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것 같아!”
구도운이 서은수에게 달려가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문득 서은수가 해물탕을 주문한 일이 떠올랐다.
순간 음침한 표정으로 돌변하며 서은수에게 다가갔다.
서은수는 한창 치마를 걷어 올리고 주사를 놓으려던 참인데 갑자기 엄청난 힘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곧이어 그녀의 손에서 에피네프린 주사기를 뺏어갔다.
서은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고 구도운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했다.
“너 때문에 승아 알러지 반응 일으켰으니 주사는 얘부터 맞아야지.”
말을 마친 구도운은 강승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 신속하게 주사를 놓았다.
서은수의 시선을 감지한 듯 구도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형수는 의사니까 다른 응급처치 방법도 알고 있지? 승아는 아무것도 몰라서 이 주사가 더 필요해.”
구도운은 주사를 놓은 후 강승아를 안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구도영 또한 뒤따라 뛰쳐나갔다.
“형, 내가 운전할게!”
서은수는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멀어져 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뚫어지라 노려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은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이 흐릿해지는 순간, 종업원이 이리로 달려왔다.
“손님, 괜찮으세요?”
서은수는 하루 동안 의식을 잃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구도운이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서은수의 손을 꼭 잡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수야, 드디어 깼네.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
서은수는 손을 빼내고 눈을 감았다.
구도운도 딱히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서은수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나한테 화난 거 알아. 하지만 우리 집안과 강씨 가문이 협력 관계잖아. 승아는 우리 앞에서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선 안 돼.”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넌 곧 우리 집안 며느리가 될 사람이니 우리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이해해 줘야지.”
“은수야, 내가 널 제일 사랑하는 거 알잖아?”
이때 구도영이 병실 문 앞에 나타났다.
“그래, 형수. 도운이 형도 어쩔 수가 없었어. 큰 가문도 나름 어려움이 있는 법이니까 우리 모두 그릇이 넓어져야지 않겠어?”
“가족으로서 잠시 형수를 희생하는 수밖에 없었어.”
서은수는 이불 속에서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시선은 두 남자를 향했고 마음속으로 차갑게 비웃었다.
자신을 속이기 위해 이들은 정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아 눈을 감고 말했다.
“난 좀 쉬어야겠어.”
두 사람의 발소리가 멀어진 후에야 서은수는 눈을 떴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라이브커머스 회사 맞죠? 오더 하나 내릴게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무심코 가슴팍의 목걸이를 만지려 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할머니의 머리카락과 유골이 담긴 목걸이가 사라졌다!
서은수는 순간 당황해서 침대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간호사에게 여쭤보려고 나가려던 찰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강승아가 보낸 사진인데 마침 서은수의 유골 목걸이였다.
[목걸이를 되찾고 싶으면 지금 당장 와. 안 그러면 안에 든 내용물까지 싹 다 변기에 쏟아버릴 거야.]
차오르는 분노에 서은수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가슴이 격하게 떨렸다. 그녀는 곧장 강승아의 병실로 달려갔다.
병실 안, 강승아는 창가에 서 있었다. 목걸이는 그녀의 손가락 끝에 매달린 채 창밖으로 흔들거리고 있었다. 언제든 떨어질 듯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강승아, 내 목걸이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