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장 서로 돕다

"큰아버지, 오지랖이 너무 넓네? 내가 어딜 가든 보고해야 해?" 나는 옷을 여미고는 옥상을 떠나려고 했다. 오철수가 있는 곳이 은밀하지는 않았지만 밤이 어두워서 그쪽을 보지 않으면 강우현이 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강우현은 나를 막아섰다. "어디 가?" "미쳤어? 가서 자는 것도 안 돼?" "내가 죄인도 아닌데, 설마 자유도 없는 거야?" 나는 일부러 그의 손을 쳐냈다. 옥상이 너무 큰 게 아니었기에 그가 바로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나 강우현은 의심하면서 옥상을 둘러보았다. "혼자야?" "아니면? 지훈이는 호텔로 갔어." 하지만 그는 여전히 문 어구를 막고 있었다. "강하연, 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 그래?" 그는 분노에 가득 차서 말했다. "배지훈이 널 좋아한다고 막 나가도 되는 줄 알아? 여긴 내 구역이야." "내가 너 죽이고 싶으면 넌 살 수 없다고!" 그의 눈빛에 살기가 비치자 나는 재빨리 뒤로 한 걸음 물러서고는 웃었다. "맞아, 내 지금 처지가 강유민과 같지." "해외에서 돈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왜? 여기서 나 죽이게? 배 사모님을 죽이면 배씨 가문에서 체면을 위해서라도 가만 안 둘 거야!" 나는 겁먹지 않은 척하며 목을 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여기서 나를 죽이면 정말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오철수가 나와서 도와주면 우리 둘이 폭로되는 거였다. 나는 그가 나오려는 걸 보고는 얼른 손을 저어 나오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강유민의 말을 꺼내자 강우현의 눈빛은 더 표독해졌다. "강하연, 너 뭘 알고 있는 거야?" "돈 필요하다는 거 알아." 나는 별다른 감정 없이 말했다. "내 펀드로 아들 빚 갚아주려는 거잖아." 강우현은 멈칫하더니 이내 분노에 차서 말했다. "그 영감이 정말 너희 집에 돈을 다 준 거야!" "왜 돈이 없나 했네, 마지막에 나한테 그만큼만 줬으면서 너희 집에 미안해했어!" 그는 씩씩거리며 서성이더니 갑자기 내 앞에 서서 내 어깨를 꽉 잡았다. "말해, 네 돈도 무영국에 있어? 그래서 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