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장 내가 편들어 줄게

민여정은 본가 근처에 있는 호텔에 묵었다.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차에서 내렸다. 저녁에 내가 흥분하지 말라고 카톡을 보냈지만 그녀는 답장하지 않았었다. 나는 그녀가 그저 화가 난 거라고 생각했고 배성 그룹 디자인팀이 이름 있기에 그녀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이튿날 나는 그녀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 "인사팀에서 네 사인이 필요하대, 하연아, 문제없으면 나 퇴사할게." "그때 그렇게 서류도 없이 입사하는 게 아니었어, 지금 퇴사하는 게 너무 힘들잖아." 민여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나는 사직서를 옆에 놓고 말했다. "여정아, 다시 생각해 봐, 지훈이가 내일이면 나을 수도 있잖아." "나랑 연서랑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 대학교 때처럼 말이야." 대학교 시절 우리 숙소는 단합이 아주 잘 되었다. 민여정은 우리와 너무 잘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우리는 같이 숙제도 했었고 디자인도 했었고, 현장에서 시찰도 했었기에 나는 우리가 사이가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하연아, 사인해, 내가 바로 회사 나갈게." "왜?" 배지훈이 갑자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사직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강하연, 너 정말 너무하네, 넌 그냥 디렉터일 뿐이야, 네가 뭔데 여정이를 해고해?" 배지훈의 멍청한 모습에 나는 정말 그를 때리고 싶었다. '역시 남자는 기절해 있을 때가 제일 귀여워.' 나는 찢긴 종이를 들고 위에 있는 두 글자를 가리켰다. "사직서야, 정신이 나가더니 글도 못 읽는 거야?" "내가 사직서 쓴 거야, 하연이랑 상관없어." 민여정은 한 발 뒤로 물러서더니 배지훈과 거리를 두었고 배지훈은 난감해서 헛기침하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그래도 너 때문이야, 여정이는 내가 데려온 거야, 함부로 해고할 수 없어." "하연아, 네가 내 명의상의 와이프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