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장 교통사고

"형... 하연 누나, 누가 제보했는지 안 거예요?" 배윤성은 아직 호칭이 익숙하지 않은지 말까지 더듬었다. "어르신이 알아, 너도 대충 알잖아?" "큰형?" 나는 별다른 감정 없이 그렇다고 했다. 배윤성이 알 수 있었고 나도 알 수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그때 회의실에 고작 몇 사람밖에 없었기에 딱히 고민할 게 없었다. 하지만 어르신이 프로젝트가 지체되는 걸 신경 쓰지 않았기에 나도 당연히 추궁하지 않았다. 사실 이미 장이서한테 다른 프로젝트와 접촉하라고 했었다. 배씨 가문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도 이미 이사할 곳을 찾고 있었다. 배성 그룹과 같은 건물에 있는 게 계속 이상했다. "큰형 정말 너무하네요, 하지만 할아버지가 분명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정말..." 배윤성은 다른 말 못 하고 분노에 차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가는 동안 우리는 모두 말하지 않았지만 울분에 차 있었다. 다만 운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누나, 빨리, 빨리 신고해요, 차가 이상해요." 배윤성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가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만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걸 보았다. 내가 휴대폰을 꺼내는 순간, 차가 돌더니 바로 옆으로 돌진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안전벨트를 꽉 잡았다. 펑~ 차가 난간에 부딪쳤고 에어백이 튀어나오는 순간 나는 숨을 꾹 참았다. 내가 이미 의식적으로 피하긴 했지만 그래도 머리를 세게 의자에 부딪쳤다. 내가 너무 허약해서인지 아니면 에어백이 그냥 내가 다치지 않을 정도로만 보호해서인지, 서서히 의식이 흐릿해졌다. 배윤성도 많이 다친 것 같았다. 그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걸 보았다. "형수, 형수?" "하연 누나, 강하연, 괜찮아요?" 그는 나를 흔들었지만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바라보았고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배윤성이 얼른 전화를 받았는데, 바로 그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들 미쳤어? 이건 살인이야! 걔가 나랑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