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장 네가 아이 아빠잖아

음식을 집으려던 나는 멈칫하고는 계속 음식을 집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준비할 게 뭐가 있어?" "아까도 배윤성한테 배지훈이 나랑 이혼하게 해달라고 타이르라고 했어." 구연서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민여정 말이야, 임신했는데도 가만히 있질 못해, 계속 회사 나와." "요 이틀 네가 회사에 없는 걸 알고는 완전히 사모님 행세야." "아이 지키는 거 아니었어? 왜 자꾸 시비 건대?" "아이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나는 담담하게 아까의 일을 말해주었다. 구연서는 입을 뻥긋거렸고 몇 번이고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말하지 못했다. 그녀가 멍을 때리는 틈을 타, 나는 마지막 연근을 먹어버리고는 입을 닦았다. "그러니까, 아직 아이가 있을 때 얼른 이혼해야 해, 아니면..." '더 이혼하기 힘들어져.' 내가 말을 마저 하지 않았지만 구연서도 뜻을 알아챘다. 다음날 나는 퇴원수속을 했다. 솔직히 배지훈한테 보여주기 위해 한 거였다. 성수지가 나한테 VIP 병실이 앞으로 내 휴양지라고 했었다. 사실 나는 만약 바닷가의 VIP 스위트룸이면 더 좋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쉬려는 생각을 접었다. 다른 성과의 프로젝트에 지원한 회사들이 꽤 많았다. 배성 그룹 모든 직원들이 추가 근무를 했고 다들 모든 정신을 프로젝트에 집중했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가 이 프로젝트에 달렸기에 나도 당연히 추가 근무를 했었다. 디자인팀에는 별로 큰 문제가 없었고 성본 조절에 관한 계산도 했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로 능력이 있었기에 나는 내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회사의 마지막 내부 회의에서 나도 조금은 긴장되었다. 조민지와 장이서가 지금 디자인 상황을 소개했는데 나는 배지훈이 긴 숨을 내쉬는 걸 보았다. "여러분, 수고했어요, 입찰이 임박했으니 모두 조금만 버텨주세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였고 회사 내부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걸 봐서야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만약 디자인을 수정해야 한다면 거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