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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고윤희는 여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차림으로 보아 어디 경호원이나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건 옷 색깔이 어두워서 그런 것일 수 있었다. “누구신지….” 처음 보는 얼굴이라 고윤희는 당황스러웠다. 그녀와 구경민이 함께 거주하는 이곳 별장은 평소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그들도 평소에는 거의 서울에 있었기에 이곳을 아는 사람이 몇 없었다. 그들은 가성섬에 간 부소경과 신세희를 기다리느라 이곳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뿐이었다. “택배 왔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여자가 택배 배달을요? 하지만… 저는 물건을 주문한 적 없는걸요?” 고윤희는 원래 쇼핑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평소 필요한 액세서리나 옷들은 구경민과 함께 백화점에 가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한 적 없었다. 여자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가소로운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죠. 당신 같이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가정주부가 할 얘기는 아닌 듯 싶네요.” 고윤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서 적의가 느껴지는 건 단지 느낌일까? 고윤희는 심성이 착하고 싸우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구경민은 지금 한창 부소경과 긴급회의를 하고 있을 테고 집에는 그녀 혼자 있으니 괜히 말싸움을 벌여봤자 좋을 게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죠?” “말했잖아요! 택배 배달 왔다고!” 여자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죄송하지만 저는 물건을 주문한 적 없으니 당장 돌아가세요!” 여자가 피식 웃더니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구 대표님이 주문한 택배인데요? 이거 국제택배예요. 저는 중요한 국제 택배만 전담하거든요. 받아두는 게 좋을 텐데요?” 고윤희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구경민이 하는 일에 한 번도 간섭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요한 기밀문건이라면서 왜 서울로 보내지 않고 휴가용으로 잠시 머무르는 별장에 주문했는지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다. 그녀는 여자에게서 서류를 건네 받으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 “죄송해요. 그리고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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