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3화
고윤희는 엄선희나 민정아처럼 저주의 말을 퍼붓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만으로 임지강을 압박하기는 충분했다.
병실 안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임서아, 이게 뭔지 알아? 너 죽는 날 장례식에 보낼 화환이야. 몇십만 원이나 들여서 구매했다고.”
“윽….”
임서아는 분해서 울기만 할 뿐이었다.
민정아는 노트 하나를 꺼내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이건 공동묘지 리스트를 하나 뽑아왔는데 어디가 좋을지 네가 한번 골라 볼래? 넌 세희 씨 이복동생이잖아. 우린 세희 씨 친구니까 당연히 도와야지. 북쪽이 좋아? 아니면 남쪽이 좋아?”
“푸흡….”
임서아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민정아 일행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돌아갈 준비를 했다.
어차피 목적은 달성했으니 빨리 도망가는 게 상책이었다.
이 일로 경찰서에 불려갈지 몰라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기증자가 나서지 않으면 임서아는 죽을 목숨이고 미리 꽃을 준비해 왔을 뿐이었다.
세 사람이 걸음을 돌리는데 등 뒤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거기 서!”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엄선희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어르신, 어르신께 신세를 진 사람은 부소경 대표지 우리가 아니거든요? 그러니 당신은 우리한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
“준명이랑 결혼하기 싫은 게냐?”
어르신이 물었다.
“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죠? 어르신과 결혼할 것도 아닌데!”
엄선희는 두려울 게 없었다.
“너….”
그녀는 냉소를 머금고 어르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어르신이 차갑게 웃었다.
“신세희 대신 복수를 하러 온 거구나! 맞지?”
민정아도 지지 않고 맞섰다.
“어르신! 당신께 은혜를 입은 사람은 진짜 내가 아니죠! 나를 사칭한 어떤 나쁜 년이지. 난 당신들 집안에 신세 진 거 없거든요? 그러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세요.”
서 씨 어르신은 할 말을 잃었다.
“나는 누가 내 친구 괴롭히는 거 못 보거든요!”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고윤희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구경민의 애인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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