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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넌 죽기를 두려워하면서 내 딸을 죽이려고 했니?” 서진희가 서늘한 표정으로 물었다. “걔가 안 죽으면… 가짜 신분이 언젠가는 들통날 테니까요….” 겁에 질린 임서아의 입에서 진심의 말이 흘러나왔다. “하! 정말 웃기는 애구나!” 서진희가 웃음을 터뜨렸다. 씁쓸한 미소였다. 웃음을 멈춘 그녀가 서 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보셨죠? 이게 당신이 사랑한 외손녀예요. 신분을 막론하고 당신이 선택한 아이가 이런 애라고요. 이런 애를 위해 내 딸을 6년이나 미워하셨죠. 어렵게 돌아온 아이를 끝까지 괴롭혔고요! 어르신, 제가 전생에 어르신께 무슨 죄를 지었나요?” 서 씨 어르신은 눈물을 흘리며 딸을 바라보았다. “너 진희 맞구나. 네가 진희야. 그렇지?” 서진희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진희가 당신 딸 이름인가요?” “진희야….” 서진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어르신, 난 정말 당신 딸이 아니에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그… 그럴 수는 없어!” “우리 엄마가 죽기 전 한 말은 거짓말이에요. 엄마가 사모님 손을 잡고 그랬다면서요? 몰래 어르신과 사모님의 아이를 훔쳐갔다는 말. 그거 거짓말이라고요.” “엄마는 당신들 아이를 훔치지 않았어요.” “그냥 엄마가 죽으면 아무도 나를 돌봐줄 것 같지 않아서 내가 재벌가에 들어가서 편하게 살라고 거짓말한 거예요.” 서 씨 어르신은 말문이 막혔다. 서진희는 서준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난 네 고모가 아니야. 네 막내고모는 태어나자마자 죽었어.” 서준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 할머니의 딸이 아니라도 우리 할아버지의 핏줄이잖아요. 그러면 우리 아버지의 동생이고 저한테는 고모예요!” 서진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나를 딸로 인정하지 않으셨어. 네 할아버지는 나와 내 엄마가 알아서 죽기를 바랐을 거야. 그래야 네 할머니한테 덜 미안하니까.” “그래서 내 몸에 네 할아버지의 피가 흐른다고 해도 저 사람은 생물학적인 아빠일 뿐 사실상 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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