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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약간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산을 다 뒤졌는데 사람을 찾지 못했어요. 산에 있다는 것도 거짓말 같아요!” 신세희는 차가운 웃음을 머금으며 반박했다. “윤희 언니는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에요. 산에 있다고 했으면 산에 있는 거겠죠! 그냥 당신이 언니를 찾는다는 걸 알고 그곳을 떠난 걸 수도 있어요.” 구경민은 순간 목이 꽉 막혔다. 절망이 가슴에서 차오르고 있었다. 그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는 줄곧 자신과 고윤희 사이에 사랑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어떻게 보면 협력관계에 더 가까웠다. 고윤희 자신도 진짜 여자친구가 돌아오면 알아서 사라질 거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가 돌아오자 그녀는 바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구경민의 생활은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었다. 구경민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구경민은 고윤희의 소식인 줄 알고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평소 안부도 잘 묻지 않던 아버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민아!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구경민은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일이시죠?” 구씨 어르신은 답답하다는 듯이 아들을 꾸지람했다. “네가 고윤희랑 만날 때 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우리 가문에서 그 애를 홀대한 적도 없잖아. 둘이 잘 사는 줄 알았더니 헤어졌다면서? 그리고 여진이랑 잘해보겠다고 네가 장담했어!” “그런데 지금은? 너 여진이랑 헤어진다면서? 너 서른이 넘었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구경민은 차갑게 대꾸했다. “다른 일 없으면 끊을게요.” “당장 서울로 올라와!” 어르신이 명령조로 말했다.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돌아와서 여진이랑 결혼해! 내가 더 이상 못 기다리겠어! 아빠 말 들어!” 사실 어르신은 아들의 사생활에 거의 간섭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영특한 구경민이었고 성인이 된 지금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실세가 되었다. 그래서 어르신은 무슨 일이 생겨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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