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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임서아는 어깨를 움찔하더니 초점이 없는 눈으로 문밖에 선 노인을 바라보았다. “외할아버지?” 임서아는 힘없는 목소리로 상대를 불렀다. 그리고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서씨 어르신에게 다급히 다가갔다. “외할아버지, 서아를 가장 예뻐해 주셨잖아요.” 서씨 어르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임서아의 배를 걷어찼다. “내가 예뻐한 건 내 외손녀야. 넌 내 핏줄도 아니지 않니?” 임서아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서씨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기침을 하고는 임서아에게 또박또박 말했다. “넌 처음부터 네가 가짜라는 걸 알고 있었어! 하지만 어떻게든 나를 속이려고 온갖 거짓말로 너 자신을 포장했지. 그리고 우리 가족들을 선동해서 진짜 내 핏줄을 죽이려고 했어! 세상에 어떻게 이런 파렴치한 인간들이 있지?” 말을 마친 어르신은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평생 나는 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위치에서 살았단다. 너 같은 가짜를 위해 양심에 찔리는 일도 서슴지 않았지. 너희는 내 권력을 이용한 거야. 하지만 나를 이용해서 내 진짜 외손녀를 공격할 때, 어느 날 너희에게도 내가 똑같이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니?” 임서아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서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외할아버지….” “난 네 외할아버지가 아니래도!” 서씨 어르신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임서아를 바라보고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난 전국 각지를 뒤져서 너에게 맞는 신장을 구했어. 너를 그렇게 쉽게 죽게 내버려두기 싫었거든. 네가 예뻐서 널 살린 게 아니란 말이야!” “네가 먹는 약이 어떤 약인지 넌 모르지? 이건 면역 억제제라는 건데, 대략 50년 전에 만들어진 약물이야. 네 목숨은 보전할 수 있겠지만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하지.” 임서아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며 어르신에게 매달렸다. “외할아버지,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요. 잠을 잘 수도 없고요. 눈만 감으면 악몽이 찾아와요. 관절 마디마디가 아파서 걸을 수도 없어요. 밥도 먹을 수 없고요. 먹으면 토하거든요.” “저 정말 배 고파요. 억지로 삼킨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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