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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그 말을 들은 서시언은 아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아직 최가희의 생모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벌써 만나기가 싫어질 정도였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엄마가 있다 싶었다. 신세희처럼 책임감 강한 엄마가 있는 반면에 성유미처럼 모성애가 아예 없는 엄마도 존재했다. 마흔 살이면 그와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날 텐데 그는 언젠가 최가희를 데리고 성유미를 찾아가서 따지고 싶었다. 과거의 잘못은 그렇다 쳐도 이제 자신이 있으니 이런 무책임한 엄마가 최가희를 괴롭히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정말 너무하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주셨는데 바람을 피우다니!” 서시언이 분개한 얼굴로 말했다. 최가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사실 성유미 전에 아버지는 결혼을 한번 하셨어요.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안 생겼는데 그 여자가 아빠한테 원인이 있다고 하면서 아빠랑 이혼했거든요. 아빠는 상실감에 그 뒤로 여자를 다시 안 만났다가 성유미를 만났을 때는 이미 서른 살이었어요.” 최가희는 씁쓸한 표정으로 서시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때 아빠랑 엄마가 사귀기로 했을 때 아빠 나이가 오빠랑 비슷했어요. 그래도 우리 아빠 정말 잘생기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어요. 오빠를 좋아하게 된 것도 오빠한테 아빠랑 닮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우리 아빠… 정말 너무 불쌍해요. 다시 여자 만날 생각도 없었는데 성유미를 구해주고 잠깐 집에 와서 있으라고 한 것뿐인데 성유미는 우리 아빠가 잘생기고 자상하게 대해주니까 달라붙기로 한 거예요.” “그런데 그 여자는 스물 아홉 정도 되었을 때 아빠가 힘들게 모은 돈을 가지고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연하인 남자랑 같이 새살림을 차렸죠!” “그때 아빠는 화병에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했어요. 당시 아빠 나이가 40대 중반이었거든요? 그 여자는 아빠가 늙어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다른 남자에게 간 거예요!” “정말 죽여도 시원치 않을 여자예요! 이제 돈도 다 떨어지고 그 남자도 자신을 버리니까 뻔뻔하게 아빠를 찾아오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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