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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10살 난 아이가 어떻게 어른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어른들의 세계를 알 수 있을까? 심설은 홍원아줌마한테 얻어맞거나 심지산 집에서 매일 강아지처럼 짖어주는 게 다일거라 생각했다. 아니면 매일 바닥에 엎드려 심신해에게 말을 태워주고, 거지 소리듣기나 하겠지? 괜찮다! 다 괜찮다! 심설은 다 견뎌낼 수 있었다. 감옥만 피하면 다 괜찮았다. 감옥만은 가기 싫었다. 자기보다는 엄마 걱정이 돼서 심설은 죽도록 무서웠다. 감옥에 들어가면 옆집 사람들은 엄마를 더 괴롭힐 거다. 아이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딸이 도둑놈이라고 엄마를 더 욕을 할테고 그러면 엄마는 더 많이 아플 것이다. 감옥에 들어가면 누가 엄마를 돌봐주겠는가? 오빠는 일하러 나가야 한다. 안돼! 심설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홍원아줌마, 말해주세요. 제발 저를 감옥에 보내주지 말아요. 뭐든 다 들어줄게요. 나...다른 사람한테 내가 물건을 훔쳤다고 얘기 말아주세요. 친구들이 나를 도둑놈이라고 부르는 게 싫어요. 너무 무서워요...” 친구들 앞에서도 심설은 열등감을 느꼈다. 아버지가 없는 데다 엄마는 정신병자라고 친구들은 심설과 어울리지 않고 슬슬 피해 다녔다. 심설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공부도 더 열심히 했고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반 청소도 자주 맡아서 하곤 했다. 그래도 친구들은 심설을 받아주지 않았다. 괜찮았다. 심설은 언젠가는 친구들이 자기의 성의, 착한 마음과 노력을 인정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만약 친구들이 자기가 도둑인 걸 알면, 감옥에 가야 한다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아이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홍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홍원아줌마, 말해봐요. 뭐든 다 들어준다고요.” 홍원은 여전히 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유로운 웃음이였다. 홍원은 그만 웃고 심지산을 바라봤다. “여보, 봤죠? 우리가 강요한 게 아니고 애가 혼자 그렇게 말한 거에요. 뭐든 다 좋대요.” 심지산은 심설을 쏘아보며 앞으로 다가가 아이를 세게 걷어찼다. “네 엄마랑 똑 닮았어! 천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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