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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2화

부소경은 차가운 얼굴로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최여진은요?” “최여진… 최여진은?” 그녀의 행방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망갔어요?” 부소경은 뻔히 다 알면서 그들에게 물었다. 예상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 부소경이 줄곧 최여진을 이곳에 두고, 그녀를 더 심하게 감시하지 않은 이유는 다 지영명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부소경이 지영명을 처리하고 있을 때 미처 최여진을 통제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어릿광대 같은 여자가 더 이상 어떻게 나댄다고? 부소경이 오늘 이곳에 찾아온 목적은 하나였다. 아버지에게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부성웅은 냉랭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며 두려워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부성웅은 도둑이 제 발 저린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왜 아무 말도 없어요?” 부소경은 살기가 등등했다. 옆에 있던 진문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그녀는 화도 나고 무섭기도 했다. 그녀는 먼저 선수를 쳤다. “소경아!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진문옥을 쳐다보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그의 눈빛은 마치 예리한 검과 같았다! 진문옥은 그 눈빛에 놀랐는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소경아, 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니?” 부성웅의 심장은 격하게 두근대고 있었다. “당신 아들들이 죽은 거, 그거 제 탓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부소경은 진문옥에게 차갑게 물었다. “너… 그 말 무슨 뜻이야?” “당신 아들들이 죽은 거, 그거 제 탓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부소경은 또 한 번 물었다. 그의 말투는 무언가를 해명하려는 말투가 아니었다. 사람을 죽이려는 듯한 말투였다. 진문옥은 부소경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냉랭한 살기가 넘친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너… 너 지금 네 어미를 시해할 생각인 거니!” 진문옥은 마음속에 치밀어 오르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미를 시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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