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2화
엄위민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나금희를 보며 말했다.
"금희야, 나 내일 강미라랑 결혼해."
나금희는 손에 든 책들을 속절없이 바닥에 떨구었다.
그녀는 원래 다시는 엄위민을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젠 서로 어른이고 대학에도 붙었으니, 마음은 괴로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기에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되니 반드시 굳건한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아프고 쓰라려도 버티면 밝은 날이 올 거라 여긴 것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엄위민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순간 엄위민의 말을 듣자마자 나금희는 그의 손을 잡고 다급히 물었다.
"오빠, 어떻게 된 일이야? 그 여자 좋은 여자 아니야. 우리보다 네댓 살도 많은 사람이 우리랑 같은 반이라는 것부터 이상해. 4, 5년 동안 뭐했을까? 복학? 그럴 리 없어. 오빠, 지금 속고 있는 거야! 오빠! 그리고 큰오빠도 이 사실 알아? 이렇게 빨리 결혼하는데 큰오빠가 모를 리 없겠지. 그리고 학교는, 학교에는 어떻게 설명할 건데?"
엄위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미라가 모두 해결해 준댔어. 1년 휴학하면 돼. 이건 별로 문제 될 게 없어. 학교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으면 돼. 그냥 이 얘기를 너한테 미리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금희야. 난 네 축복이 필요해."
그는 앞으로의 나날이 반드시 쓰라릴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나금희의 거짓된 축복이라도 받고 싶었다. 그는 나금희가 그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길 바랐다.
"형한테는 새해에 강미라 데리고 본가에 내려갈 때 얘기해줄 거야. 형한테는 내가 결혼한다고 먼저 얘기하지 마."
엄위민은 씁쓸한 표정으로 나금희를 바라보았다.
나금희는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오빠, 그토록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었어?"
"당연하지!"
엄위민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더 이상 못 버티겠어."
나금희가 말했다.
"그럼 우리 절교해!"
말을 마친 그녀는 책을 끌어안고 도망쳤다.
도서관에 앉아있는 내내 머리에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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