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2화
그 소리를 들은 반호영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전화를 걸었지?”
부소경은 대답 대신 화제를 돌렸다.
“반호영, 확인해야 할 일이 있어. 50년 전, 반 씨 가문과 하 씨 가문 사이에 숨긴 비밀이 뭔지 알아?”
반호영은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처자식이 그의 손에 납치되었는데 전혀 당황하지 않는 태도가 의심스러웠다.
신세희와 신유리를 포기하기로 한 걸까?
정말 그렇다면 반호영에게는 오히려 이득이었다.
잠시 말이 없던 반호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부소경, 너 남자 맞아? 이러고도 남성의 왕이라고? 처자식이 내 손에 있는 거 몰라?”
부소경은 여전히 냉랭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내가 저 둘을 어떻게 할 것 같아?”
“두 사람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죽을 줄 알아.”
부소경이 담담히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내 일거수일투족을….”
“그래. 네 일거수일투족은 전부 감시하고 있어. 내 아내와 딸이 거기 있어서 오히려 시름이 놓여. 만약 그들에게 허튼수작을 부렸으면 넌 진작에 목숨을 잃었다고!”
담담하지만 위협이 느껴지는 말투였다.
반호영은 그의 말에서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
그는 남성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니었다.
살면서 한 번 가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부소경이 어떤 인물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가문의 대권을 틀어쥐었는지, 어떻게 자신의 형제를 몰아세우고 장애물들을 제거했는지, 그리고 그가 해외에서 축적한 세력들까지 모르는 게 없었다.
부소경은 반호영에게도 약간 두려운 존재였다. 그의 형인 반호경과 힘을 합쳐도 버거운 상대였다.
그들 형제가 이렇게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건 남성 서 씨 어르신과 서울 구 씨 가문에서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상대로 부소경은 전혀 긴장하는 기색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태도로 통화를 했다.
그러니 그가 한 말도 그냥 해본 말은 아닐 것이다.
부소경은 실속이 없는 말을 하는 인간이 아니었다.
속으로 아무리 잔인한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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