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독기 오른 여진우
여진우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문지원 쪽으로 다가갔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저렇게 웃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여진우는 자신이 이곳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술집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조각 같은 얼굴에 훤칠한 키와 단정한 슈트 차림, 또렷한 이목구비까지—조명이 어슴푸레한 바 안에서 그 존재감은 더욱 도드라졌다.
“어, 문 쪽에 잘생긴 남자 있다!”
여진우가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감탄과 소란이 터져 나왔다.
문지원도 주위의 웅성거림과 여자들의 호들갑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평소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일이었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스쳐 갔다.
마치 등에 뭐가 닿은 것처럼, 저도 모르게 시선을 입구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한기가 훅하고 들었다.
“아... 아저씨...”
여진우의 실루엣이 점점 가까워졌다.
위혁준마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진우 형님?”
위혁준은 아마 평생 이 얼굴을 잊지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여진우는 지금 이 상황에 자기를 알아본 위혁준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잔뜩 인상을 쓴 채 시선을 문지원에게 고정했다.
“바에 왔으면서 나한테 한마디도 없었어? 응?”
문지원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지분 인수 문제부터 떠올랐고 말투에도 괜히 심통이 섞였다.
“자유 준다면서요? 술 한잔 마시는 것까지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 게 자유예요?”
여진우는 그녀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금세 알아챘고 그 이유가 대충 짐작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은 워낙 시끄럽고 음악 소리도 커서 굳이 여기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문지원의 손을 잡으려다, 테이블 위에 술잔이 비어 있고 술병도 반쯤 비어 있는 걸 눈치챘다.
“이거 다 네가 마신 거야?”
“아니에요, 제가 마셨어요.”
위혁준이 재빨리 끼어들며 말했다.
“진우 형님, 혹시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몇 년 전 카오스에서 억류됐을 때, 저희 가문에서 어렵게 형님께 부탁드려서 결국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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