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어떻게 알았을까
문지원을 거둬준 그 날부터 여진우는 단 한 번도 문지원을 때리거나 욕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문지원이 도대체 왜 자신을 무서워하는 지가 궁금했다.
“아, 네.”
고개를 끄덕이던 문지원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진우를 보며 물었다.
“어디 가요?”
“의사 부르러. 링거 빼야지.”
여진우가 나간 다음에서야 문지원은 이곳이 호텔임을 알아차렸다.
‘그럼 의사를 호텔로 부른 건가?’
문지원은 하필 지금 여진우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던 유서연의 말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감정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건 친척이나 친구 사이, 연인 사이, 반려동물과 주인 사이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여진우의 감정은 그저 반려동물을 향한 주인의 애정일 뿐이었다.
언제고 사라질 수 있는 그런 애정 말이다.
문지원도 전에는 자신이 그저 여진우의 마음에만 들면 평안히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여진우가 키우던 사냥개를 잔인하게 죽여버리던 그 날, 그녀는 처음으로 여진우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전날까지 산책시키던 개를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죽여버리는 모습을 본 문지원은 자신의 목도 덩달아 아파오는 것 같았다.
링거를 맞고 난 문지원은 의식은 회복했지만 그래도 진을 다 뺀 상태라 몸이 자꾸만 나른해졌다.
호텔 룸서비스를 시켜준 여진우는 한쪽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문지원은 그가 시켜준 아무 맛도 없는 죽을 먹으며 자꾸만 그를 힐끔거렸다.
침대 옆에서 쪽잠을 자며 바늘이 움직이지 않게 자신의 팔을 꼭 잡고 있던 걸 보면 아예 마음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바로 일에 몰두하는 걸 보면 그렇게까지 마음이 깊지도 않은 것 같았다.
심무영처럼 자상한 남자였으면 직접 죽까지 떠먹여 줬을 텐데 여진우는 그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자신을 정말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본 문지원은 여진우의 행동이 사랑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키우던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챙겨줄 수는 있지만 자기 일을 방해하는 건 용납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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