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안방.
윤채원은 어느새 잠이 든 딸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길을 느낀 듯 윤아린이 잠꼬대했다.
“엄마...”
“응, 엄마 여기 있어.”
지금껏 살아오면서 윤채원이 유일하게 후회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윤아린을 가진 일이다.
윤아린은 하늘이 그녀에게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물론 그 하늘이 다른 하나의 선물은 거둬가 버렸지만.
윤채원은 잠옷 단추를 풀어 헤친 후 평평한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제왕절개의 흉터가 이제는 많이 옅어지기는 했지만 그녀의 피부가 워낙 하얗다 보니 그래도 눈에 띄었다.
윤채원은 매번 침대에 누울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만약 그때 조금 더 빨리 병원으로 향했더라면 아들이 죽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만약 그때 외숙모와 싸우지 않았으면 밀쳐져 복부가 다치는 일도 없었을 테고 그러면 출혈도 생기지 않았을 테고 그러면 아이를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의 외숙모인 방미영은 성다희를 이용해 줄곧 배도겸과 차아영을 협박해왔다.
협박으로 얻어낸 건 사촌 언니의 취직과 해외 유학이었다.
성다희는 방미영이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지 못했다. 배소영이 돈을 훔친 영상은 배유현과의 거래가 성사된 후 바로 삭제해 버렸으니까.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일이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다시 불이 지펴졌다.
그녀의 삼촌과 외숙모는 4년 동안 배도겸 부부를 편리한 ATM 기계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성다희는 피해자에서 다른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며 연명하는 흡혈귀가 되어버렸다.
분노한 성다희가 삼촌네 집으로 가 왜 그랬냐며 따지자 방미영이 삿대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너도 똑같이 그 집 도련님을 협박해서 원하는 걸 얻어놓고 지금 누굴 가르치려고 들어? 솔직히 돈만 주면 되는 거랑 돼지랑 연애하는 것 중에 뭐가 더 고역이겠어? 그리고 너는 성인이 됐으면 우리한테 보답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당신도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멀뚱히 서 있지만 말고!”
외숙모는 삼촌인 송철용을 째려보며 성다희를 옆으로 밀어버렸다.
성다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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