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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하지만 배유현의 뜨거운 체온이 그를 배신했다. 윤채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곧... 곧 들어올 거예요.” 배유현은 그녀의 표정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불이 꺼지는 순간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강탈했다. 그 입맞춤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그는 그녀에게 도망칠 틈도 주지 않고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머리를 고정한 채 창가로 밀어붙였다. 그러고는 커튼을 단지 입구가 살짝 보일 정도의 작은 틈만 남기고 닫아 버렸다. 벽에 기대어야 간신히 버틸 수 있는 윤채원의 가슴속에는 긴장과 설렘이 뒤섞여 밀려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치 배유현과 무언가를 몰래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입맞춤에 정신이 흐릿해 진 그녀는 그저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었고 계속 고개를 들고 있으니 턱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던 윤채원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배유현의 눈동자 속에 숨길 수 없는 욕망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심장은 마치 북을 두드리듯 요동쳤고, 가쁜 숨소리는 입맞춤의 흔적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었다. 어둠 속 고요해진 방안은 한 벽 건너의 오래된 아파트라 방음도 좋지 않았다. 윤채원의 귀에는 거실 TV에서 흘러나오는 만화 영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었지만 끝내 참지 못한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순식간에 그의 입술에 삼켜졌다. 두 사람은 창가에 서 있었고 시간의 흐름조차 잊은 채 서로에게 잠식되어 갔다. 윤채원은 몸의 힘이 모두 빠져나간 듯, 마치 세상에 남은 온기마저 그에게 쏟아낸 사람처럼 겨우 버티고 서 있었다. 그때 진도준이 단지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자 배유현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행동을 멈췄다. 윤채원도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녀는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고 온몸은 팽팽해지며 긴장한 듯 손톱으로 배유현의 등을 파고들었다. 그녀도 자신이 왜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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