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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윤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르더니 배유현의 가슴에 뺨을 기댄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배유현 씨, 내가 진도준과 결혼을 했든 아니든 우리 사이는 결국 아무 결과도 없을 거예요. 외할머니 일은 정말 감사해요. 원하는 횟수를 말하면 만족시켜 드릴게요.” 말이 끝나자 윤채원은 그의 품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의자 위에 놓여 있던 옷을 챙겨 입고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배유현은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다만 그를 덮은 어둠이 더 짙어졌을 뿐이었다. 차 밖에 선 윤채원은 한동안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둘의 시선은 스치지도, 마주치지도 못한 채 차가운 공기 속에서 엇갈렸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몸을 돌려 입원 동으로 걸음을 옮겼다. 배유현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이 붙자마자 매캐한 연기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남은 두 대의 담배가 다 타들어 갈 때쯤 그는 아무 말 없이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아침, 송설화는 눈을 뜨자마자 진도준의 행방부터 물었다. 윤채원은 물 한 잔을 따라드리며 조용히 대답했다. “돌아갔어요.” “그래, 다들 열심히 일해야지. 나는 이제 다리도 성치 않아 걷다 보니 그만 넘어졌지 뭐냐. 다희야, 아까 네 외삼촌한테 전화했더니 곧 온단다. 너도 이제 돌아가거라. 의사 말로는 모레쯤 퇴원해서 소염제만 잘 챙겨 먹으면 된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고.” “저 안 가요. 제가 할머니 옆에서 보살펴 드릴게요.” 윤채원은 말하며 침대 옆 의자에 걸려 있던 패딩을 접었다. 그때 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이 떨어졌다. 허리를 숙여 카드를 집어 든 윤채원이 물었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송설화는 잠시 카드를 바라보다가 숨길 기색 없이 주름진 손으로 윤채원의 손을 꼭 쥐며 말했다. “다희야, 카드 안에 이천만 원이 있다. 잘 가지고 있어라. 네 외삼촌한테는 말하지 말고. 이건 너한테 주는 거다.” “할머니, 이 돈 어디서 나셨어요? 철거 보상금이에요? 다리가 부러진 것도 그 일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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