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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낡은 알루미늄 창문은 며칠 전 송주시에 내린 비로 유리 밖에 빗물이 굽이치며 흐른 자국이 남아 있었고 먼지가 쌓이며 햇볕에 말라 얼룩이 져 있었다. 윤채원은 창밖을 보았다. 배유현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키는 컸고 연한 회색의 얇은 스웨터를 입었으며 어깨는 넓고 허리는 잘록했다. 늦가을 바람은 담배 연기를 불어 흩어지게 했고 이마 앞 내린 짧은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금세 두 개비를 피워냈다. 윤채원은 지난 7년 동안 배유현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배유현은 이렇게 심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식사 도중에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는 일은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7년이 지났지만 배유현에게는 흔적조차 거의 남기지 않은 듯 여전히 잘생기고 전보다 성숙해졌다. 윤채원은 창문에 비친 많이 여윈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윤채원이라는 신분으로 이렇듯 딱히 친하지 않은 친구로 그와 지낼 수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두 사람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랬기에 가끔 마주치거나, 혹은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친구처럼 식사를 함께할 수도 있었다. 윤채원은 다시 시선을 돌려 배유현의 모습을 보았다. 배유현은 전화를 하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내린 손에는 여전히 담배가 있었고 빗물 얼룩으로 흐릿한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그의 손끝이 무심하게 움직일 때마다 담뱃불이 붉게 깜박였다. 배유현의 얼굴은 웃지 않고 침묵할 때 더욱 차가웠고 그 차가움은 뼛속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듯했다. 송주시의 11월은 이미 추워지고 있었다. 배유현은 담배를 비벼 끄며 상대와 말했다. “코코아톡으로 너한테 차 번호 하나 보냈으니까 확인해봐. 그 택시 운전사는 아마 상습범일 거야. 콜택시를 핑계로 여자 승객만 태워 희롱한 것 같으니까 네가 손 좀 봐줘.” “알았어, 유현아. 다음 주 성진이 결혼식인데 성진이가 널 들러리로 세우고 싶다고 전해달래.” 배유현은 명선진과 계선우, 허윤과 어릴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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