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배유현의 소꿉친구들은 최근 명성진의 결혼식을 위해 미리 모임을 가졌다. 결혼식은 토요일이었고 수요일에 모임을 가진 것이다.
배유현이 도착했을 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인 계선우와 허윤, 명성진이 있었다. 소꿉친구였던지라 배유현은 그들 앞에서 편히 술을 몇 잔 더 마셨다. 아무런 부담도 없이.
“어, 시연이 왔네.”
이때 누군가 말을 꺼냈다.
이내 명성진이 배유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다른 몇 명의 친구들도 눈을 찡긋하며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배유현은 픽 웃으며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아마 술을 마셔서 그런지 평소보다 느긋해진 눈빛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여자를 보았다.
도시연은 아주 예뻤고 화장도 평소보다 더 힘을 들인 듯했다.
뺨은 연한 분홍색으로 물들였고 시선을 내리깐 채 수줍게 배유현의 옆에 앉았다.
“유현 오빠, 적당히 마셔. 그러다가 내일 속 쓰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러자 명성진의 여자친구인 계서혜가 웃으며 말했다.
“뭐야, 벌써 신경 써 주는 거야? 시연아, 너 얼굴이 지금 완전 토마토야!”
“민망하게 왜 그래.”
도시연은 정말로 민망한 듯 투정을 부렸다. 그녀는 맑고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배유현을 보았다.
배유현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단추는 두 개 정도 풀고 있었다. 한 손은 소파 팔걸이에 올려놓았고, 다른 한 손은 유리컵을 움켜잡고 천천히 흔들었다. 이미 꽤 마신 상태였던지라 하얀 피부에 붉은 기가 올라왔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무심하게 보고 있었지만 그 모습은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잘생겼다.
평소의 차갑고 거리감이 있는 모습이 사라졌던지라 도시연의 가슴이 전보다 더 요란하게 뛰었다.
명성진과 계서혜는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들 속에서 웃으며 입맞춤을 했다. 어차피 이 자리에 모인 건 소꿉친구들뿐이었던지라 대부분 여자친구와 함께 왔고 누군가 입을 열었다.
“다음은 유현이가 결혼하는 거 아니야?”
배유현은 배씨 가문의 막내고 권력이 대단했지만 소꿉친구들은 편하게 ‘유현이'라고 불렀다. 여하간에 어릴 때부터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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