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임수아가 설명할 틈도 없이 김예화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분이 풀리지 않은 임수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 ‘윤지안, 이 못된 녀석이 또 집에 일러바쳤나 보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넘어진 건 분명 그 아이들 때문이었다. 유치원 복도 바닥이 그렇게 미끄러울 리가 없는데 어쩜 딱 자기가 넘어진 그때 윤지안이랑 또 다른 꼬마가 바닥 청소 물통을 들고 나타난 걸까. 하필 그 타이밍에 물이 그녀의 온몸에 쏟아진 것도 이상할 정도였다. ‘설마 꼬마들한테 당할 줄이야... 다음에 그 녀석을 보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임수아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를 악물고 있을 때 마침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수아야, 큰일 났어! 네 노래 세상의 한 줄기 빛이 표절로 고소당했어. 지금 인터넷에서 난리야.” “아니, 그 일은 다 해결된 거 아니었어요?” 임수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무슨 해결하긴! 지금 직접 확인해 봐. 상대가 슬아 씨의 곡이래. 4년 전에 이미 발표된 곡인데 우리 노래가 그 곡이랑 99% 똑같대.” 매니저의 아주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표절 시비만 걸린 게 아니야. 불법적으로 상대 변호사를 하루 동안 감금했다는 말까지 나왔어. 그리고 예전에 우리 직원이 슬아 씨 쪽 스튜디오랑 나눴던 채팅 기록까지 다 공개됐어. 다들 우리가 곡을 못 사서 몰래 베꼈다고 난리야!” 매니저의 말이 쏟아지는 동안 임수아는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알겠어요. 일단 제가 확인해 볼게요.” 임수아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휴대폰을 켜보니 자신의 표절 논란 뉴스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정신이 채 들기도 전에 자신의 SNS 최근 게시물인 [진실은 밝혀진다]라는 아래에 팬들과 네티즌의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리고 있었다. [반전이네. 처음엔 표절 아니라던 팬들은 이제 어떻게 변명할래?] [진실은 밝혀진다고? 임수아, 네가 해명 좀 하지 그래? 남의 곡은 4년 전에 나왔고 너는 지금에서야 내놓고... 둘이 99%나 똑같다는 거 어떻게 설명할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