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매니저는 조심스럽게 떨어진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수아야, 괜찮아?” 임수아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슬아가 저보고 조나연한테 사과하라고 했어요. 게다가 공식적으로 표절을 인정하래요.” 그 말에 매니저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절대 안 돼. 네가 표절을 인정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게 한순간에 다 무너질 텐데?” 임수아는 잠시 슬아를 그냥 내버려두기로 결심했다. 설마 슬아가 시간 낭비하면서 돈도 필요 없다며 국제 소송까지 할까 싶었다. 지금 임수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채시아 문제와 윤성빈과의 결혼이었고 노래 한 곡 때문에 이 모든 걸 망칠 수는 없었다. “오늘 저녁에 회사 창립기념식이 있으니까 거기에 집중해야겠어요. 온라인 표절 문제는 당분간 돈을 써서라도 덮어둬요.” 임수아는 자신이 가진 돈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란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결혼만 잘 성사되면 그걸로 충분했다. ... 회사. 얼마 지나지 않아 조나연은 또다시 채시아에게 전화했다. “시아야, 오늘 시간 돼? 올 거야?” 오늘은 주말이라 조나연은 채시아, 채하진과 함께 밖에서 캠핑이라도 하려고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채시아는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윤성빈이 요즘 나를 계속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아. 이미 윤학의 존재도 들켰거든. 만약 하진이 정체까지 들키면 정말 곤란해질 것 같아. 며칠만 더 기다렸다가 나중에 다시 보자.” 그 말에 조나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러니까 얼른 성빈 씨 아이부터 가져. 우리 빨리 에스토니아로 돌아가자.” “응.” 전화를 끊은 뒤 채시아는 무의식중에 배를 살짝 만져봤다. 이번에 돌아와서 느낀 건 윤성빈이 전보다 훨씬 경계심이 강해졌기에 정말 쉽게 임신할 수 있을지 그녀는 조금 불안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고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허준이 서 있는 게 보였고 그러자 채시아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에요. 허 비서님?” 허준이 방으로 들어와 말했다. “채시아 씨, 윤 대표님이 지금 대표실로 오라고 하십니다.” 채시아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