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채시아가 컨디션이 안 좋다는 걸 눈치챈 채윤학이 바로 애교를 부렸다. “엄마, 뭐 잊은 거 없어?” 채시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뭐?” “뽀뽀.” 채윤학이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자 채시아는 곧바로 그의 볼에 뽀뽀했다. “됐어?” “음.” 채시아는 채윤학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전에 없던 따뜻함을 느꼈다. 요 며칠 동안 겪었던 서러움이 말끔히 사라졌다.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은 아주 빨리 흘러갔고 오후에 헤어질 때가 다가오자 채시아는 각종 당부를 했다. 예전에 외국에 있을 때와 달리 채윤학은 오늘 아주 철이 들었다. 채시아를 못 가게 하려고 투정 부리지 않았다. 전에는 채시아가 도항시로 돌아가려고 하면 채윤학은 울면서 그녀를 못 가게 했고 채시아가 아들을 한참이나 달래야 했다. 채시아는 늘 작은아들이 평범한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채하진의 지력이 조금 높은 편이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채시아는 상실감을 느끼며 계속 백미러를 쳐다보았다. 장원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시선을 돌렸다. 윤성빈은 그녀의 옆에 앉아서 그녀에게 생일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깐, 너 뭐 먹고 싶어?” “다 괜찮아요.” 채시아는 별로 식욕이 없었다. “그럼 대충 먹자.” 윤성빈은 자신이 자주 가는 음식점에 차를 몰고 가게 했다. 그러나 채시아는 별로 먹지 않았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생일을 챙겨줘야 할지 모르는 윤성빈은 사람을 시켜 케이크 하나를 사 오게 했다. 청림 별장에 도착했을 때, 채시아는 식탁 위에 놓인 케이크를 보았다.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고 윤성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재로 갔다. 채시아는 그제야 휴대폰을 꺼내 보니 박지훈과 조나연이 전화를 많이 했지만 무음 상태로 설정해 받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채시아는 두 사람이 걱정할까 봐 먼저 조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아야, 왜 이제야 전화를 받아? 어젠 왜 먼저 갔어? 지금 괜찮은 거지?” “어젯밤엔 일이 있어서 먼저 갔어. 핸드폰은 무음 상태라 벨 소리를 못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