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모든 일이 끝이 났다. 윤성빈은 아직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채시아를 품에 꼭 안은 채 잠들어 있었다. 채시아는 침대 옆 무균컵 속의, 간신히 얻어낸 것을 바라보며 이제 떠날 시간이라는 걸 알았다. 그녀는 조심스레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했지만 윤성빈은 오히려 더욱 힘주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그것을 침대 아래에 몰래 숨겨두고 내일 윤성빈이 출근한 뒤에 꺼내기로 했다. 채시아는 고개를 들어 곤히 잠든 윤성빈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 죄책감이 스며들었던 그녀는 입모양으로 말했다. “어제 당신한테 사과한 건 진심이었어요. 하지만 죽은 척 떠났던 일 때문은 아니에요.” “이번 일 때문이에요.” 채윤학과 채하진을 가진 건 그가 강요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진실을 감춘 자신이 잘못됐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아이를 곁에 남겨둘 수 있었으니까. 다음 날,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윤성빈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 그는 곁에 채시아가 아직 함께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마음이 놓였다. 그녀를 좀 더 꼭 껴안으려고 몸을 기대자, 그녀의 맨등에 난 오래된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칼에 베인 듯한 자국이었다. 마침 채시아도 잠에서 깨어나 몸을 일으키려던 참이었다. “등에 그 상처, 어떻게 생긴 거야?” 채시아는 순간 멈칫했다. 윤성빈의 익숙한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거운 감정이 밀려왔다. “기억 안 나요?” 그녀의 목소리는 서늘했다. 그 상처는 예전에 그녀가 그를 위해 몸을 날려 칼을 막아낼 때 생긴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왜 그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는가? 역시 신도영과 윤성빈은 죽이 잘 맞는 친구다. 어쩌면 똑같이 은혜를 잊을까. 윤성빈은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조용히 물었다. “언제 생긴 거야?” “열일곱 살 때요.” 채시아는 목이 메었다. 그때는 윤성빈이 처음으로 선명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