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여자의 빈정거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채시아는 임이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정장을 입은 임이나는 풍만한 가슴을 드러내놓고 있었고 갸름한 얼굴에 한껏 찌푸린 눈썹, 눈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예전에 채시아는 그녀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집사의 딸인데, 마치 윤씨 가문의 딸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임이나는 그녀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줄 알고 바닥에 있던 옷을 발로 차면서 채시아를 끊임없이 모욕했다. “정말 뻔뻔하다니까. 장애인이 주제에 남자를 홀릴 줄도 다 알고.” “예전에는 순진한 척하더니. 입고 다니는 옷 좀 봐봐.” 임이나는 바닥에 있는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옷을 보고 그녀의 앞에서 발로 세게 밟았다. 그녀가 자신을 감히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과거에도 그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는 채시아를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의 채시아는 더 이상 윤성빈을 위해 모든 것을 참던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녀는 모른 것 같았다. 채시아는 외투를 걸치고 침대에서 내려와 임이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를 올려다보던 임이나는 그녀가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 “듣고 있었어요? 난 또 완전히 귀머거리가 된 줄 알았네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채시아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따귀를 한 대 갈겼다. 순간, 멍해진 임이나는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감히 날 때려요?” 채시아의 손바닥도 조금 아팠다. “그래서 뭐요? 어쩔 건데요?” 화가 난 임이나가 손을 들어 반격하려고 했지만 눈치가 빠른 채시아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고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다. 예전에 사람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던 채시아가 이렇게 대단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이힐을 신고 있던 그녀는 두 번째 뺨을 맞고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당장 나가요. 여긴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 채시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윤씨 가문 하인인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