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찾아봤습니까?” “네. 여기저기 다 찾아봤지만...” 그가 핸드폰을 꽉 쥐었다. 동경했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전화를 끊은 그가 담담한 표정으로 운전기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빨리 갑시다.” “네.” 큰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 운전기사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윤성빈에 의해 차에서 쫓겨났다. 그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는 액셀을 미친 듯이 밟으며 수림장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채시아 찾아.” “찾지 못하면 다들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야.” 차로 20분밖에 안 되는 거리였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몇 번이나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수림장원으로 도착한 그가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시터는 조심스럽게 편지와 혈액형 검사 결과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편지에는 그녀의 글씨가 적혀있었다. [성빈 씨, 당신이 이 편지를 읽을 때 난 이미 도항시를 떠났을 거예요. 나 찾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없어요. 굳이 이렇게 서로 미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예전에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은 걸 난 원망하지 않아요. 지금껏 사람을 잘못 알고 있었으니까.] 사람을 잘못 알고 있었다니? 편지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떠나기 전에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당신한테는 진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 당시 신도영 씨와 당신 어머니를 구한 사람은 나예요. 못 믿겠으면 혈액 검사 결과 확인해 봐요. 하나는 내 검사 결과고 다른 하나는 임수아의 검사 결과예요.] [내 기억이 맞는다면 당신 어머니의 혈액형은 나와 같은 O형이고 임수아는 A형이에요. 임수아는 당신 어머니한테 수혈을 할 수가 없죠.] 임수아의 혈액 검사 보고서는 그녀가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어렵게 얻은 것이었다. [내가 준 검사 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면 직접 한번 확인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