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채시아는 몸을 살짝 떨었다.
“이러지 말아요. 우린 이미 끝난 사이예요.”
윤성빈은 그녀의 옷을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이혼이 당신 멋대로 되는 줄 알아?”
피할 수도 없고 반항할 수 없었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한쪽 어깨를 꽉 물었다.
남자는 아파서 끙끙거리면서도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입안에는 피비린내가 가득했고 그녀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욕설을 퍼부었다.
“당신 진짜 나쁜 놈이야.”
“정말 왜 이래요? 결혼했을 때 나 건드리는 일 없다고 했잖아요. 나 이제 당신 안 좋아해요. 도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그녀는 고함을 지르며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아니. 당신한테 마음을 접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내 스타일 아니에요. 폭력적이고 미친 남자를 내가 왜 좋아하겠어요?”
“당신한테 쌍둥이 남동생이 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당신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의 말을 듣고 있자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개의치 않는 척하며 그녀의 얼굴을 잡고 손끝으로 그녀의 새빨간 입술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계속해 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랑 이혼해 줘요.”
“당신의 돈은 이미 다 갚았잖아요. 뭘 더 바라는 거예요?”
윤성빈은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 통증이 몰려와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당장 풀어달라고 그의 등을 세게 두드렸다.
그러나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녀도 그의 입술을 꽉 물었다.
두 사람의 입에서 피비린내가 나자 윤성빈은 비로소 천천히 손을 떼고 피식 웃었다.
“당신도 아파할 줄 알아?”
“박지훈이랑 아들을 둘씩이나 낳은 것도 모자라 죽은 척하고 5년이나 도망쳤지. 도대체 누가 더 뻔뻔한 걸까? 난 고작 3년 동안 당신을 차갑게 대했을 뿐이야.”
그의 말에 채시아는 멍해졌다.
아들이 둘이라니?
채하진을 발견한 것일까?
그녀의 의심을 알아차린 그가 그녀의 얼굴을 움켜쥐고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아이들을 해칠까 봐 두려운 거야?”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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