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그는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을 들고 단번에 마셨다.
“성빈아, 이미 죽었는데 그만해.”
말하는 순간 신도영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귀머거리 편을 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윤성빈은 이상함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해서 들여다보았다.
거의 다 확인할 때쯤 전화 한 통이 걸려 와 받아보니 비서 허준이었다.
“대표님, 박지훈이 어디 갔는지 알아냈습니다.”
허준이 보낸 주소를 확인해 보니 상영군이라는 외딴곳에 있는 작은 지역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 그래?”
옆에 있던 신도영이 그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묻는데 윤성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갈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아무 말 없이 재킷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신도영이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려던 찰나 윤성빈은 그를 홀로 남겨두고 서둘러 가버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신도영은 그곳에 자기로 했다.
...
이른 아침, 윤성빈은 드디어 상영군에 도착했다.
하늘은 흐리고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허준은 커다란 검은 우산을 들고 차에서 내리는 윤성빈 곁을 지켰다.
“대표님.”
“어.”
허준은 윤성빈과 함께 상영 마을로 가면서 얘기했다.
“박지훈이 이곳에 왔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조사한 결과 어렸을 때 채시아 씨를 키워준 분 양어머니도 이곳에 산다고 합니다.”
양어머니...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 윤성빈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왜 상영이라는 이름이 익숙했는지 알 것 같다. 채시아가 여러 번 그에게 언급했던 곳이었다.
결혼 3년 동안 명절만 되면 채시아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묻곤 했다.
“성빈 씨, 나 일이 있어서 상영군에 다녀오고 싶은데 그래도 돼요?”
그때만 해도 윤성빈은 채시아가 어디로 가는지, 상영에 무슨 일로 가는지도 묻지 않고 싸늘하게 대꾸했다.
“가든 말든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
그렇게 대꾸해도 채시아는 매번 어디로 갈 때마다 그에게 말했다.
자주 외출하지 않는 채시아가 가는 곳은 대부분 여기였다.
그러다 마침내 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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