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지안이가 죽었을 때부터 나 역시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어. 지금까지 버텨온 건 오직 지안이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소원을 대신 이루기 위해 억지로 살아온 것뿐이야. 그러니 더는 말리지 마. 이미 마음을 정했어.
내가 죽은 뒤에는 우리 두 집안의 영정을 함께 놓아줘. 나를 화장해 이 부적과 함께 묻어줘. 모든 절차가 끝나면 너희들에게 서씨 가문의 지분을 3%씩 나눠줄게.
내가 남긴 나머지 모든 재산은 나와 지안, 그리고 강민 형의 이름으로 사회에 기부해 줘. 임씨 가문의 모든 재산 또한 지안과 임지현의 이름으로 사회에 기부하도록 해.”
말을 모두 마친 뒤 서강준은 천천히 임 씨 부모님의 영정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꿇고 세 번 절을 올리며 애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영정 앞에 서서 사람들의 제사를 조용히 받아들였다.
“강준 형, 다음 생에는 소망이 이루어지고 가정이 화목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해로하며 평생 행복하길 바랄게!”
한 친구가 그렇게 말하며 향 세 개를 피워 서강준에게 올렸다.
이후 또 다른 이들이 그의 행동을 따라 차례로 제사를 올렸다.
서강준의 얼굴은 내내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지안이 그때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생전에 가까운 이들이 찾아와 제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장례가 모두 끝난 뒤, 서강준은 임 씨 부모님의 유골을 직접 묻으며 끝내 미소를 지었다.
“지안아, 조금만 기다려. 나도 곧 너희 곁으로 갈게.”
모든 절차를 마친 뒤, 서강준은 지안의 유골이 들어 있는 부적을 단단히 쥐고 그녀의 묘비 옆에 기대어 앉았다.
묘비 위의 그녀 사진을 쓰다듬으며 얼굴에는 더욱 또렷한 미소가 번졌다.
“지안아, 정말 보고 싶었어. 우리 드디어 재회할 수 있겠구나. 다음 생에는 다투지 말고 행복하게 함께하자, 알겠지?”
그는 칼을 집어 심장에 바로 꽂았다.
피가 순식간에 터져 나왔고 그의 옷은 곧 붉게 물들었다.
피가 빠져나가며 체온이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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